차라리 피고인이 되고 싶다

정가 : 15,000

작가명 : 유중원 (지은이)

출판사 : 글누림

출간일 : 2019-06-28

ISBN : 9788963275659 / 896327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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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차라리 피고인이 되고 싶다



소설 쓰는 변호사인 유중원 작가의 중편소설. 유신독재라는 엄혹한 시대에 일어난 민청학련과 인혁당 사법살인 사건, 강신옥 변호사의 사상 초유의 변론과 관련한 구속 사건을 정리한 소설이다.



문학이란 한마디로 말해서 ‘상상력의 모험’이며 ‘금지된 것에 대한 도전’이다. 문학을 도덕적 설교가 아니고 당대의 가치관에 순응하는 계몽서도 아니다. 문학은 언제나 기성 도덕에 대한 도전이어야 하고, 기존의 가치체계에 대한 ‘창조적 불복종’이요, ‘창조적 반항’이어야 한다.



예술을 위한 예술에 전념했던

마광수 교수를 세상에 호출하다



1.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형식을 결합




소설 쓰는 변호사인 유중원 작가는 논픽션 소설인 3편의 중편 소설을 써서 이미 몇 달 전에 인터넷에 발표하였다. 논픽션 소설에는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형식을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메타픽션적 방법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는 작년에 1987년 6월혁명과 2017년 촛불혁명에 관한 감각적 소설인 장편소설 ?광화문 광장?을 종이책으로 발표했고, 이번에 세 편의 중편소설ㅡ고 마광수 교수의 ‘즐거운 사라’와 관련한 구속 기소와 기나긴 재판 과정, 그 이후 그를 극심한 우울증과 죽음에 이르게 한 험난한 인생역정에 관한 ‘2019 즐거운 사라’와 유신독재라는 엄혹한 시대에 일어난 민청학련과 (비극적인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천인공노할) 인혁당 사법살인 사건, 내가 존경하는 강신옥 변호사님의 사상 초유의 변론과 관련한 구속 사건을 정리한 ‘차라리 피고인이 되고 싶다’, 그리고 아주 까마득한 옛날 20대 시절 월남전 참전의 불확실한 기억들을 더듬어 쓴 소설인 ‘인간의 초상’ 수정판ㅡ을 종이책으로 발간하게 되었다.



우리들이 그들 사건을 희미하게나마 기억하고 있는 상황에서 작가는 시대의 에피소드 또는 가십거리로 전락하여 흘러간 옛 이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그걸 쓰게 되었다.



진짜와 가짜를 뒤섞으면 가짜보다 더한 가짜가 된다.



2. 작품 중에서



나는 매일 매일 거울을 들여다봤지

그랬더니 늙고 못 생긴 내 얼굴도

아주 근사하게 보이는 거야

젊은 꽃미남으로, 잘생긴 플레이보이로

나는 더 뚫어져라 거울을 들여다봤지

정성을 들이고 애정을 담아……

― 마광수



나는 메타픽션을 의식하면서 한 편의 논픽션 소설을 썼다. 이 소설은 역사소설 또는 실화소설이기 때문에 냉엄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는 역사소설을 쓸 때의 작가의 한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참고 자료를 읽고 조사했지만 충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마광수 교수를 만나서 조사하고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았지만.

내가 1차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또한 당사자를 직접 만나서 취재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잘못 이해해서 또는 역사적 상황과 인물들, 사건, 배경에 대한 내 상상력이 지나쳤거나 부족했다면 그건 순전히 내 과오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참고한 자료는, 마광수 저, ‘즐거운 사라’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돌아온 사라’ ‘마광쉬즘’ ‘마광수의 뇌구조’ ‘나의 이력서’ ‘사라를 위한 변명’ ‘마광수의 유쾌한 소설읽기’ ‘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 법률신문사 발행 ‘법조50년 야사’, 범우사 발행 ‘한승헌 변호사 변론사건실록’ 제6권, ‘마광수 교수 필화사건 백서’, 존 클레런드 저 / 정성호 옮김 ‘패니 힐’, 게리 덱스터 지음 / 박중서 옮김 ‘왜 시계태엽 바나나가 아니라 시계태엽 오렌지일까?’ 기타 나무위키 또는 네이버 인터넷 자료 등 이다.

다만 ‘즐거운 사라’ 사건의 공소장, 1심 판결문, 변호인들의 항소이유서, 마광수 교수 본인의 항소이유보충서, 한승헌 변호사의 상고이유서 등등 중요하면서 상세한 것은 한승헌 변호사의 전게서 457면부터 539면까지 및 ‘마광수 교수 필화사건 백서’를 참조해야 할 것이다.

원본 ‘즐거운 사라’는 그 사건 재판에서 음란물로 확정되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폐기되었다. 공개적으로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공소장과 판결문에서만 문제가 된 음란물 부분을 찾아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그 부분을 생략하지 않고 전부를 실었다. 판례가 제시한 음란물의 개념, 문학에서 성표현의 한계, 예술과 외설의 변별에 관해서 학술적 가치가 있는 논문을 쓰려고 한다면 반드시 공소장과 판결문을 참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 교수는 해야할 말은 해야겠다 싶어 신문 도중 검사에게 불쑥 물었다.



교수 : “현행범도 아닌데 이렇게 불시에 연행을 해도 되는 겁니까? 이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 저는 지금 대학에서 다섯 강좌나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입니다.”



검사 : “사안이 그만큼 중대하기 때문이오. 당신의 소설이 미풍양속을 해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구속 수사를 하기로 방침을 정한 거요.”



교수 : “아니 가능성이 어떻게 죄가 됩니까? 제가 뭘 알겠습니까만은…… 범죄라는 게 실제 현실화되서 피해가 발생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 사건에서 누가 피해자인가요? 그 피해자는 어떤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검사는 그의 당연한 물음에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굳어진 얼굴로 신문을 계속해나갔다.

검사 : “왜? 이 소설의 주인공 같은 방탕한 여자를 그렸소? 그게 도대체 말이 되는 겁니까. 낮 뜨거워서 그걸 어떻게 소설이라고 읽을 수 있겠소.”



그는 하는 수 없이 그 나름대로 답변을 해나갈 수 밖에 없었다.

교수 : “저는 방탕한 여성을 그린 게 아니라 성에 자유로운 여성을 그린 것입니다. 설사 이 소설의 주인공이 방탕한 여성이라고 해도, 그런 여성은 이 시대의 한 개인으로 적지 않게 실존하고 있는 인물들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이 소설을 통해 한 젊은 여성이 봉건적 성윤리에 반항하면서, 성에 대한 학습 욕구를 실천해 보려고 애쓰는 과정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3. 편견 없는 냉정한 재평가



그의 문학세계는 비록 성담론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완고한 금기 사항에 도전했다는 측면에서 또한 일관된 체계성과 철학적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는 그 유례를 찾아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대작가임에 틀림없다.

19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월터 새비지 렌더(Waltaer Savage Lander)는 역사상 인물 사이의 ‘상상적 대화’를 시리즈로 집필한 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그와 비슷하게 쓴다면 ‘마광수 교수와 나’ 또는 ‘마광수 교수와 그에게 적대적인 인물들’ 간 상상적 대화를 집필하고 싶다.

그런데 편견이 없는 정당한 전기 또는 평전이 간행될 때까지는 그의 인생과 문학에 대해서는 그의 경력에 관한 매스컴에 나온 단편적인 몇 가지 사실과 그 자신의 저작물에서 얻을 수 있는 사실 이외에는 믿을 수 있는 풍부한 자료가 거의 없다.

그에 대해 편견 없는 냉정한 재평가가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건 윤원일 작가의 답글에서 옮긴 것이다.

보를레르는 ‘파리의 우울’ 어디선가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내 동포여, 내 형제여, 사기꾼이여.’ 마 교수는 이렇게 썼을 것 같네요. ‘내 동포여, 내 형제여, 비겁한 자들이여!’ 아니, ‘내 동포여, 내 형제여, 무정한 자들이여!’ 아니면? ‘내 동포여, 내 형제여, 위선자들이여!’ 반성하는 마음도 들고해서 새삼 숙연한 마음을 품어봅니다.

목차

차라리 피고인이 되고 싶다

2019 즐거운 사라

인간의 초상



부록 1

마광수 교수의 문학관 소고



부록 2

단상 혹은 단편

저자 소개

유중원 (지은이)
작가는 아주 옛날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그는 원래 변호사였다. 그러므로 전관예우를 받는 전관 경력은 없다. 국제거래와 금융 분야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전문 변호사였고, 유명한 법학자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이들 분야에서 100여 편의 학술 논문과 판례평석을 발표했고, 벽돌처럼 두꺼운 법학 전문 저서 12권을 발간했다. 신용장 법학을 도입하고 정립하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하였다.

그리고 인생역정에서 아주 뒤늦게 12권의 소설집을 냈다. 하지만 여전히 무명작가이다. 그는 (비판적 리얼리즘과 정확한 언어에 기초한) 다양한 법률적 쟁점과 우리가 법조계라고 부르는 특수한 세계의 이면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사회소설의 일종인 법률소설(이건 그가 붙인 이름이다)을 개척한 진정한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사건은 필연적으로 법적인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그들 사건이 안고 있는 양가적 측면과 모호성, 복잡성을 소설로 형상화하는데 관심이 많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소설이 필연적으로 갖추어야 할 인간 본성에 대한 엄숙한 통찰고 냉철한 묘사, 문학성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의 소설에는 나름 엄격한 윤리가 있다. 그의 소설들은 은연중에 그의 삶, 세계관, 영혼을 반영한다. 그가 창조한 작중인물들은 살인자이거나 사기꾼인 경우에도 최소한인간적 품위를 지니고 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인물들을 사랑하고 진실하게 대했다. 그는 플로베르처럼 그가 창조한 인물들에게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스스로 실존 인물로 착각하는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 했지만 말이다.

그는 법과 정의, 법률 세계의 실상, 어두운 이면을 아주 속속들이 알고 있으므로, 그런 것들을 피할 수는 없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눈을 돌려 버릴 수가 없다. 우리 시대에 대해서, 우리에 대해서 쓰고자 한다면 법조계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법적 차원의 고발을 하려는 또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발산하려는 의도는 없다. 그냥 넘어갈 수 없으므로 그저 그들이 원하는 대로가 아닌 그만의 방식으로 증언을 하려고 한다. 작가란 아무것도 할 말이 없으면서도 바로 그 아무것도 아닌 것을 말해야 하는 사람이다.

많은 법조인 독자들이 그의 소설에 대해 고통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자신들의 치부를 너무나도 정확하게 포착해서 그것을 노출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법조계를 미화하고 과장하여 고상하게 묘사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어떤 독자는 굳이 그런 문제에 대해서 왜 써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들에게 법조계의 긍정적이고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것을 써야한다고 하면서. 하지만 그건 작가가 독자를 모독하고 속이는 일이다.

누군가 ‘문학과 법의 지향은 근본적으로 상호 적대적이다. 법이 현존하는 가치를 가다듬고 보호하려는 반면 문학은 세속의 가치를 부정한다. 법이 현실의 편이라면 문학은 다른 세상의 편이다.’라고 말했지 않는가.

‘이젠 너무 늦었다’라는 말은 예술과 삶에서 가장 비극적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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