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와 근대 서울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은 너와 나, 우리가 안고 사는 우울. 그리고 그 감정이 가져온 마음의 병 우울증. 화제의 채널



필자는 위와 같은 철도인식을 바탕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철도역사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번에 출간한 졸저는 그런 관심사 중에서 ‘일제하의 철도와 서울 그리고 시민의 삶’을 서로 관련시켜 탐구한 것이다.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한 서울은 한국 간선철도망의 시발점이자 종착지였다. 한국의 주요 철도노선 이름에 모두 서울 경(京) 자가 붙어 있는 것이 그런 사정을 웅변한다. 게다가 서울은 동북아시아 철도네트워크의 결절지점이었다. 서울은 일본제국주의 세력권의 한 가운데 위치한데다가 동북아시아의 직통 국제열차가 왕래하는 거점도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과 관련된 철도의 역사를 다각적·국제적 시야에서 체계적·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서울이 겪은 식민지 근대의 실상과 서울시민이 체험한 근대문명의 전모를 아주 새롭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철도가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졸저에서 밝히고자 한 물음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서울의 철도망은 어떤 경위를 거쳐 형성되었는가? 서울의 각 철도노선은 동북아시아 철도네트워크 속에서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가? 철도의 운수영업에서 서울의 각 노선은 어떤 위상을 차지하는가? 서울에 위치한 각 철도역은 여객과 화물의 集散에서 어떤 실적을 올렸는가? 철도와 정치, 곧 철도는 지배세력의 침투와 독립운동의 확산에 어떻게 활용되었는가? 철도는 서울의 교통체계와 대중교통을 어떻게 바꿔갔는가? 서울시민은 철도를 이용하면서 어떤 일상을 영위하고 어떤 의식을 체득했는가? 철도는 한국의 문명전환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