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 네트워킹으로 찾는 남북협력 시리즈 - 7회 입니다.

2018년 12월 26일 판문역에서 남북한 양측 주요 인사 각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했다. 실제 공사에 들어가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대북 제재 틀 안에서 남북 협력사업의 기반을 다졌다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 남은 일은 북한의 철도를 현대화하여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우리의 경제지평을 대륙으로 넓혀 갈 수 있다. 이 철길을 따라 우리 기업은 유라시아 횡단철도와 아시안 하이웨이를 통해 운송기간을 단축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이를 통해 얻은 경제적 편익은 남북이 함께 향유할 날이 올 것이다.

2015년 말 북한의 철도 총연장은 5,304km이다. 1900년부터 2015년까지 100여년의 기간을 살펴볼 때 철도 건설추세는 해방을 전후로 확연히 달라진다. 명지대 김두얼교수의 발표에 의하면 1900~1945년 기간 동안 총 3,797km가 건설된 데 비해 1945년부터 2015년까지 70년 동안은 1,507km가 건설됐다. 아울러 해방 이전에는 비교적 일정한 규모가 지속적으로 건설됐지만, 해방 이후에는 1980년대 후반을 전후로 그 추세가 달라진다. 편의상 1990년을 기준으로 보면 1945~1990년 철도 총연장은 1,248km정도 증가한 반면, 1990~2015년에는 259km 정도 늘어났다. 그러나 북한의 철도는 수십년간 보수나 신설 투자를 하지 않았고, 단선이라서 철도 효율이 매우 낮다. 운송 속도도 시속 30Km를 밑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거의 북한 철도를 걷어내고 새로 깔아야 한다. 그리고 그 철도는 전기철도를 많이 고려하는 모양이고, 그 추산비용도 만만치 않다. 동아일보 주성하기자의 보도에 의하면 북한 열차를 제대로 달리게 하려면 200만kW는 필요하고, 또 거기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만들려면 100억 달러 또 들어가고, 더불어 또 송배전 설비도 새로 깔아야 한다. 1990년대 중반에 신포에 100만kW급 경수로 두 기를 건설할 때 건설비용이 46억 달러로 추산됐었다. 물론 실제 해보니 더 들어갔다. 20여 년 전에 50억 달러면 지금은 100억 달러는 들것이 분명하다. 전기뿐만 아니라 기관차도 풍족하게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전기철도를 건설하기 보다는 대안을 찾아보아야 하는데, 그 중 경제적이고 안전한 방안으로 수소철도를 고려해볼 만하다. ‘월간 수소경제’의 2018년 8월 보도에 의하면 이미 세계 곳곳에서 수소열차 개발 및 상업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2006년 세계 최초로 100kW급 철도차량용 연료전지 개발에 성공했으며,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트램(tram)의 상업운행을 개시했다. 프랑스의 알스톰(Alstom)에서 개발한 수소열차 ‘코라디아 아이린트(Coradia iLint)’는 상업운행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황이다. 독일에서 상업운행을 준비하는 수소기관차는 1회 충전으로 70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설계속도는 140km/h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수소전기차 개발 및 양산 분야에 있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소열차와 관련해서는 개발 움직임이 더뎠다. 그러나 향후 몇 년 내로 수소열차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철도기술연구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동력시스템을 적용한 철도차량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이 기관차의 최종 목표는 최대출력 1.2MW 이상, 1회 충전 연속주행거리 600km 이상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철도차량 개발이다. 이후 5,000km 예비 주행시험과 시운전 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수소열차는 내구연한이 임박한 노후 디젤전기철도차량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열차의 또 다른 효과로는 ‘철도전력인프라 설치비용 저감’을 들 수 있다. 전기철도차량의 경우, 전기를 끌어다 쓰기 위해 가선이나 팬터그래프, 변전소 등을 필요로 한다. 한국개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이러한 전력인프라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일반지역이 1km당 24억 3,000만 원, 도시지역이 1km당 29억 1,000만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북한에 새로 건설하는 철도에 전력인프라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수소기관차를 활용함으로써 절약되는 비용만해도 5000Km * 25억원/Km로 대략 계산해도 최소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수소연료철도차량은 디젤철도차량은 물론 전기철도차량과 비교해도 탄소배출량이 적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의 발표에 따르면 전기철도차량을 수소연료전지철도차량으로 대체할 경우 탄소배출량을 13.7% 줄일 수 있으며, 디젤전기철도차량을 대체하면 51.9%까지 낮출 수 있다. 현재 비전철화 구간인 장항선(154.4km)과 경북선(115.2km)의 경우 디젤전기철도차량을 대체하여 수소연료전지철도차량을 활용할 경우 연간 장항선 12,668tCO2e/yr, 경북선 1,949tCO2e/yr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수소기관차의 생산은 남한의 현대로템과 북한 김종태전기기관차 공장에서 나누어 맡기면 된다. 현대로템 철도사업본부는 국내를 넘어 세계 36개국에 전동차, 고속전철, 경전철, 디젤동차, 기관차 및 객/화차 등 다양한 차종의 철도차량을 공급해 왔다. 아울러 철도차량의 핵심 전장품을 독자기술로 국산화하여 열차종합제어관리장치, 견인전동기, 추진제어장치, 보조전원장치 등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철도차량뿐 아니라 신호, 통신, 전력, PSD 등 철도시스템 분야 및 차량 유지보수, 개조, 부품공급 등 철도 Aftermarket 서비스 분야로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북한의 김종태전기기관차 공장은 북한 최대의 기관차 생산공장. 공장은 평양시 서성구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기 내연기관차, 전동차, 궤도전차 및 객차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북한의 대표적 철도운수부문 연관공장이다. 부지면적 33만㎡, 건물면적 8만7465㎡에 종업원만도 4500여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