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는 도박이 아닙니다_주린이를 위한 경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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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제 경영
주식투자는 도박이 아닙니다_주린이를 위한 경제 가이드
  • 출판사(주)제이티비씨플러스 엠앤비
  • 잡지명★엘르 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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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아이들에게 돈 주면 안 돼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학교 앞에는 구멍가게가 있었다. 그곳엔 온갖 불량식품이 있었고, 가게 한편에는 조그만 오락기도 있었다. 그 시절 내게는 그곳이 천국이었다. 그날도 방과 후에 친구들과 천국에 입성했다.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불량식품을 사려는 순간 누군가가 내 뒷목을 잡아챘다. 뒤돌아보니 담임이었다. 선생님은 무서운 눈으로 나를 쏘아봤다. 천국은 한순간 지옥이 됐다. 선생님은 나를 교무실로 데려갔고, 내 앞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어머님, 아이들에게 돈을 주면 안 돼요” 어린아이가 벌써 돈을 알면 버릇이 나빠진다는 의미였다. 그날 이후로 한동안 나는 돈을 무서워했다.
 
그 시절엔 아이들에게 돈 얘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였다. 어른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나 돈을 좋아하지만, 대놓고 좋아하는 티를 못 냈다. ‘돈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산다’라는 것 자체가 왠지 천박하게 보이던 시대였다. 문제는 ‘돈=악’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낳은 결과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 수준보다 금융 문맹이 심각하다. 사람들은 막연히 돈을 좋아할 뿐, 돈의 속성에 대해 잘 모른다.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불려야 할지 막막해한다. 왜 재산을 불려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 문맹의 결과는 처참하다.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은 OECD에 가입한 국가 중 압도적 1등이다.  
  

이제야 모두가 돈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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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왔다. 멀쩡하던 직장이 한순간 무너져 실직자도 속출했다. 욜로족들은 이러다가 한순간 골로 갈 수 있다는 공포를 학습했다. 사람들은 드디어 눈을 떴다. ‘나를 지켜주는 건 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돈을 불릴 것인가. 열심히 저금해 봐야 ‘제로금리 시대’에서는 재산이 불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너도나도 주식계좌를 팠고, 월급 외에도 가외 수입을 올리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N잡러는 밀레니얼 세대 트렌드다. 대놓고 돈 이야기하는 시대가 왔다.  
 
문제는 금융 문맹 상태로 무턱대고 주식투자 세계에 입성한 경우다. 주식은 돈 복사기가 아니다. 누구나 돈을 벌기 위해 주식을 사지만, 모두가 돈을 벌진 않는다. 금융 문맹일수록 실패할 확률은 더 높다. 투자의 시작은 증권 계좌 개설이 아니다. 투자에 적합한 멘탈과 원칙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준비 없이 투자한다는 건 어린이가 총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셈이다. 이제 막 주식에 입문했거나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소개할 사람은 피터 린치다.  
  

월스트리트의 전설 피터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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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린치는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다. 피터 린치를 전설로 만든 건 그가 운용한 마젤란펀드다. 그는 13년간 이 펀드를 운용하며 무려 2700%라는 수익률을 올렸다. 만약 이 펀드에 1억을 투자하고 13년 기다렸다면 원금을 포함해 27억을 벌었다는 얘기다. 은퇴 후 피터 린치는 우울한 데이터를 마주했다. 자신의 펀드에 돈을 맡긴 고객 중 절반은 돈을 잃었다. 막대한 수익을 올린 펀드에 가입하고도 어떻게 돈을 잃을 수 있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수익률에 일희일비하며 펀드에 돈을 넣고 빼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비싸게 사서 싸게 판 것이다.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도 돈을 잃는 사람을 위해 피터 린치는 책을 썼다. 그가 은퇴 직후 집필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은 1989년에 첫 출간 됐다. 오늘날에도 투자 서적 바이블로 꼽힌다. 주식에 입문하려는 사람은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승리하는 투자자가 되려면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할까. 피터 린치의 조언을 정리해봤다.  
  

1. 주식투자에 실패하는 근본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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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린치는 이렇게 말했다. “부동산에서 돈을 벌고 주식에서 돈을 잃는 이유가 있다. 집을 선택할 때는 몇 달을 투자해 공부하지만, 주식 선정은 몇 분 만에 끝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팩트 폭행이다. 꼭 부동산까지 안 가도 된다. 우리는 전자제품 하나를 살 때도 리뷰 수십 개를 꼼꼼히 읽는다. 그다음엔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최저가 쇼핑몰을 찾아낸다. 더 나아가 번거로운 해외구매를 선택하기도 한다. 음식을 주문할 때도 배달 앱에 작성된 리뷰와 별점을 따진다. 모두 현명한 소비자다.  
 
그런데 현명한 사람도 유독 주식투자를 할 때는 다른 사람이 된다. 주변 추천만으로 선뜻 투자를 결정하고, 그저 느낌만 믿고 종목을 고르기도 한다. 해당 기업이 정확히 어떤 사업으로 어느 정도 이익을 내고 있는지도 모른 채 돈을 건다. 이것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돈을 빌려주는 셈이다. 그래서 피터 린치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투자한 기업에 대해 2분 만에 설명할 수 있는가?” 이 말은 투자한 기업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공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예컨대, 삼성전자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 기업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보다 삼성전자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주식투자 본질은 ‘기업에 내 돈을 맡기는’ 것이다. 내 돈을 가져간 기업이 나를 대신해 열심히 일하고 부를 창출한 후 다시 내게 이익을 나누는 구조다. 피땀 흘려 번 돈을 형편없는 기업에 맡겨선 안 된다. 기업을 연구하지 않고 투자하는 건 눈 감고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다.  
  

2. 시장을 예측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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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린치처럼 투자 대가에 오른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모두 불확실성에 맞서 싸우려 하지 않는다. 예컨대, 지난해 초 전 세계 증시는 박살 났다. 코로나가 경제를 멈춰 세웠다. 누가 이 위기를 예측할 수 있었겠는가.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이 태어난 이래 코로나급 경제 위기는 몇 번이나 있었다. 경제 대공황, 2차 세계대전, 닷컴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등등.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주가 하락은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났다. 당장 다음 주에 증시가 무너지지 말란 법은 없다. 경제 쇼크는 사실상 자연재해다. 개인이 소나기 같은 자연재해를 일일이 예측하고 대비할 순 없다. 그래서 피터 린치는 이렇게 말한다. “경제예측은 불필요하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년 한국경제는 어떨까’ ‘코스피 지수는 언제 4000이 넘을까’ ‘버블은 언제 붕괴될까’ 이런 고민은 투자자에겐 무의미하다.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피터 린치는 경제 전망에 신경 쓸수록 주식투자에서 손실 볼 위험이 크다고 말한다. 온갖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질 때 투자자는 공포를 집어먹기 쉽다. 그래서 투자한 기업 자체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손절을 선택한다. 피터 린치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경제 전망을 알아보는데 13분 이상 시간을 쓴다면 10분은 낭비한 것이다” 코로나가 세상을 거세게 할퀴었을 때 거의 모든 기업 주가가 폭락했다. 하지만 겨우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강한 기업들 몸값은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도 높아졌다. 주식투자에서 중요한 건 경제가 아니다. 경제 위기가 오더라도 조급해할 필요 없다. 극복되지 않는 위기는 없다. 증시는 원래 파도처럼 출렁인다. 무수한 파도를 일일이 상대해선 안 되고, 상대할 수도 없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대상은 오직 투자한 기업 그 자체다.  
  

3. 평범한 당신이 펀드매니저를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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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린치를 스타 펀드매니저로 만들어준 결정적 기업은 던킨도너츠다. 그는 다른 직장인처럼 출근길에 도넛과 커피를 사 들고 회사에 갔다. 유독 맛이 괜찮은 가게가 있었는데 그곳이 던킨도너츠였다. 그는 항상 고객으로 북적거리는 던킨도너츠를 보며 흥미를 느꼈다. 던킨도너츠라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던킨도너츠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피터 린치는 과감하게 이 기업에 투자했고 훗날 10배 이상 이익을 거뒀다.  
 
위 사례처럼 피터 린치는 일상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분야에서만큼은 펀드매니저보다 일반인이 더 유리하다고 말한다. 펀드매니저는 당장 투자 수익률을 내야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지금 잘 나가는 기업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일반인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주변을 바라볼 수 있다. 거기에 기회가 있다.
 
내가 일상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투자한 사례를 소개해보겠다. 지난해 3월, 코로나로 전 세계 증시가 폭삭 내려앉았다. 나이키 주가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 직전만 해도 한주에 100달러 가까이하던 나이키 주가는 60달러까지 떨어졌다. 패닉이었다. 코로나에 야외활동이 제한되다 보니 스포츠웨어를 파는 나이키 미래는 암울해 보였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홈트' 열풍이 불면서 운동복 매출이 늘어났다. 이때부터 나의 모든 관심은 나이키에 쏠렸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버스에서 사람들 운동화만 봤다. 어딜 가든 10명 중 3명은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나이키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했다. 과거엔 나이키 한정판 스니커즈를 사려면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전날부터 줄을 서야 했다. 이제 나이키는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추첨 방식으로 한정판을 판매한다. 나는 나이키라는 기업을 더 연구하고자 한정판 구매에 참여해봤다. 나이키가 해당 운동화 판매를 개시하자마자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나이키라는 기업에 확신이 생겼다. 그때부터 조금씩 주식을 사 모았다. 실제로 나이키는 코로나 기간에도 좋은 실적을 냈다. 특히 온라인 판매 매출이 급성장했다. 현재 나이키 주가는 150달러에 육박한다. 현재 나는 이 기업에 투자해 꽤 괜찮은 수익률을 올렸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이키라는 기업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주식을 팔 생각은 전혀 없다.  
 
개인적인 투자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가 있다. 이것이 이 글에서 소개한 피터 린치의 원칙 1번, 2번, 3번을 종합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주식은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투자가 되기도, 도박이 되기도 한다. 당신이 어렵게 번 돈을 도박이라는 사선에 내던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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